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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게시판

저는 지금 떠날 수 없는 울타리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10년을 이어 왔던 활동가의 삶을 잠시 접어두고 동지들 곁을 떠나 있으면서 잡을 수 없는 큰 흔들림을 겪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 1년 의장님을 마지막으로 뵙고 간 기억, 제 마음 속에 단단히 자리한 의장님의 모습을 마주하며 버티고 있습니다.

오늘에서야 멀리서나마 추모 하면서 의장님이 여전히 가리키는, 굳건히 바라보는 시선을 되새기고 혼란한 마음을 정리 합니다. 늘 의장님이 살아오신 삶에 비해 제 삶이 부끄럽게 느껴져 제 처지를 능력을 탓하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그런 마음을 숨기려 했습니다. 

울타리에 벗어나 단절의 경험을 통해 이런 저의 안일함, 여린 마음의 틈을 보게 되었고 벌거벗은 나의 마음을 어리고 달래고 대면하고 있습니다. 누구에게 칭송받는 인정받는 잘난 활동가가 되려 하지 않으려 합니다. 동지들에게 미움받을까 대중에게 외면 받을까 두려워 아무것도 하지않는 손을 놓는 활동가가 되지 않으려 합니다. 되려 동지의 손을 먼저 놓고 민중을 외면하는 삶을 살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방향만 잃지 않는다면 어떤 저의 삶을 살든 떳떳하리라 생각합니다.  


의장님, 고맙습니다. 옆에 앉아 거친 손으로 막걸리 나눠 마시던 그때가 생각납니다. 언젠가 손에 잔을 즐 수 있을때 제일 먼저 의장님에 한잔 올리고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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