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장님, 안녕하세요. 벌써 2주기라니요. 아직 이렇게 옆에 계신 것 같은데.
의장님. 지금 제 앞에는 '이제 절대 혼자서는 술을 마시지 않겠다' 라고 적혀있는 계획서가 붙어 있습니다.
부끄러운 일이지만 저는 술을 마시며 하루를 망친 날이 많습니다. 그래서 올해 저에게 가장 큰 화두는 술이었던 거 같아요.
의장님께서는 하루하루, 지금의 저보다도 훨씬 무거운 일정들을 살아가셨을 텐데 어찌 지내셨을지 궁금합니다.
의장님 근데, 항상 그래왔던 것처럼 의장님과 함께 한 동지들께서 저를 항상 다잡아 주십니다.
한 선배님은 제게 너는 스스로 일어날 힘이 있다고 하셨었는데요.
나에게 과연 그런 힘이 정말로 있나 의심했습니다. 전 항상 제가 약하다고, 징징대기만 하지 그런 내력은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제게 실제로는 그런 힘이 없었을지언정, 그 이야기를 들으니까 힘이 나는 기분이더라고요. 그냥 꼭 눈물이 날 것만 같은 기분이었어요. 내가 지금은 이렇게 너덜너덜해져있어도 다시 일어설 수도 있겠구나 싶어서요.
의장님 생애를 다시 보면서. 5월 광주가 지나고 많이 괴로우셨다고, 하지만 그 괴로움을 전교조 투쟁으로 극복하셨다고 했잖아요. 괴로움을 지나 굳건히 선 선배 동지의 모습을 보니 왠지 저도 그럴 수 있을 것만 같아서 용기를 많이 얻었습니다.
의장님, 언제나 희망과 용기가 제 안에서 사라지지 않을 수 있도록 의장님의 생애와 사상을 보며 다잡도록 하겠습니다. 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