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겠습니다. 의장님께서 돌아가셨다는 당일 소식을 들었을 때에도, 의장님의 육체가 담긴 널이 땅 밑에 묻히는 모습을 보았을 때에도, 그 뒤 많은 동지들이 의장님을 기억하고 울고 웃고 다시 울고 하더라도 머리만 지끈하게 아프던 것이, 오늘 다시 만나뵈러 간다고 하니 어제 밤은 왜 그렇게 눈물이 나던지 도통 모르겠습니다.
아마 한 동지의 말마따나 돌아가신 당시에는 어떤 생각이 드는 것인지, 이게 어떤 감정인지 실감이 나지 않더라도, 한참 후 불시에 너무 아프게 될 것 같다고, 지금이 그 때가 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제서야 그 아픔에 이름을 붙일 수 있다는 점에, 그 아픔이 무엇인지 알게 된 지금까지 떠나보낸 것이 너무 많다는 점에, 후회와 자책의 눈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느 하나 제대로 알지 못합니다. 지난 목요일에 그토록 오래 준비했던 대학원 입학 면접을 봤습니다. 농촌경제에 관한 주제로 연구 계획을 세웠습니다. 학문으로 민중에 복무하는 것이 제가 잘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했습니다.
이것만은 확실히 알겠습니다. 의장님의 말씀대로, 열사의 시선 끝을 따라, 자주민주통일의 세상을 만들기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일들을 해나가야 한다는 것은 확실히 알겠습니다.
사상은 뿌리깊게
표현은 낮고 얕게
연대는 넓고 넓게
실천은 무궁토록
의장님의 말씀 기억하며 제가 지금 할 수 있는 것들을 해나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