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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게시판

김병세추모 2023.12.15 18:06:31 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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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는 시대의 머슴이었네!!!!

여기 애국의 한길을 걷던 학생으로!

땅의 설움을 딛고 땅의 해방을 부르짖던 농민으로!

서민들의 삶과 행복을 책임져 나갈 민주노동당의 당직자로!

자본을 넘어 노동해방의 광장으로 내달리는 운수노동자로!

서른여덟 청춘을 불살랐던 우리의 사랑스런 김병세 동지가 누워있습니다

 

그는 우리의 진정한 머슴이자 충직한 참모였습니다

모두가 편하고 쉬운 길을 택해 살고픈 욕심이 있습니다

가다가 길이 안 보이고 막히면 돌아가고픈 생각도 간절합니다

그러나 우리 김병세 동지는 그처럼 편한 길을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삶이 쉽고 편함을 몰라서가 아닙니다

옳고 그름으로 세상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91년 충격적인 열사 정국으로 혼란스러울 때

가난한 어머니의 바람과는 달리 애국의 길을 가기로 마음먹은 김병세 동지!

최루탄과 방패와 곤봉이 휘둘러지던 민자당 독재 시절!

그는 늘 최선두에서 독재와 맞서던 학생이었습니다

서슬 퍼런 국가보안법의 칼날에 생전가보지 못한 옥살이도 경험하면서

그는 늘 참다운 삶이 무엇인가를 고민하였습니다

 

1996년 10월24일 새벽 5시!

이름도 생소한 홍성교도소 정문 앞!

아무도 없는 그 시간에 은행나무 그늘에서

2년 만에 세상을 마주하는 선배의 출소를

박수와 환한 웃음으로 맞아주던 김병세 동지를 잊을 수 없습니다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충청도 홍성땅!!

그 천리 걸음을 비행기 타고 기차 타며 물어물어 와준 김병세 동지!

시린 새벽 이슬 맞으며 기다려준 병세의 따스한 마음을 잊을 수 없습니다

그는 이처럼 시대의 머슴으로 살아가기를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김병세 동지가 우리 앞에 누워있습니다. 그래서 눈물이 납니다

 

김병세 동지 또 쉴 틈 없이 언제 어디에서라도 농민들의 절망과 슬픔을 딛고

희망과 기쁨을 위한 일이라면 스스럼없이 달려갔습니다

한라산 중턱 더덕밭 돌치우는 일에서부터 감자밭 비닐을 씌우고 농약을 치는 일이라면

누구의 부탁이든지 만사를 제쳐놓고 병세는 달려갔습니다

손과 발이 부르트고 주린 배를 움켜쥐고 차가운 냉방에서 새우잠을 잔대도

동지는 늘 농민들 속에서 환한 웃음을 잃지 않았습니다

그것이 이 땅의 설움을 딛고 살아가는 농민의 마음 곁에 다가가는 길이란걸 그는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는 이 땅의 주인 농민들의 믿음직한 머슴이었습니다

그런 김병세 동지가 지금 우리 앞에 누워있습니다. 그래서 또 눈물이 납니다.

 

서광리 구석진 방!

밥이라도 제때 잘 해먹으러며 조그만 냉장고 하나 살림에 보태라고 구해주었을 때

그렇게 기뻐하던 동지가

코피를 흘리며 그 긴 밤을 지새울 때 우리는 곁에 있어 주지 못했습니다

마음 편하게 쉬게 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더욱 미안하고 눈물이 납니다

 

집 없는 사람들이 이사하는 날이면

자신의 트럭을 몰고 와서는 군소리 없이 이삿짐을 날라주던 김병세 동지!

그는 늘 그렇게 동료를 돕는 일에 앞장서고 기뻐하고 즐거워했습니다

그러나 정작 청춘을 불살랐던 화순을 떠날 때

마치 제 고향을 떠나는 미안한 마음에 더 농민들과 함께하지 못한 죄스러운 마음에

자신의 이삿짐에 동지들에게 민폐를 끼칠까 봐

돌치우고 삽질하고 밭 갈며 모은 돈! 그 피 같은 소중한 돈!

이삿짐센터 불러 이사하는 정말이지 천사 같은 마음 가진 놈!

그 곁에서 이삿짐을 날라주지 못해 그래서 더욱 미안합니다. 그래서 다시 눈물이 납니다

 

외롭고 힘든 그러나 반드시 해야 하는 민주노동당 당직자 생활!

김병세 동지는 쥐꼬리만 한 상근비로 배고픈 당원들에게 밥 사고 분회 모임 음료수 들고

성산에서 대정까지 쉼 없이 달려갔습니다

농사일에 바쁜 농민당원들! 당의 손길을 잘 받지 못하는 외로운 신입 당원들! 만나기 위해 뛰어다녔습니다

당원들이 소중한 권리 행사할 수 있도록 이동 투표함 들고 정신없이 뛰어다녔습니다

서귀포시 위원회 당원투표율! 그렇게 해서 나올 수 있었습니다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이처럼 김병세 동지는 민주노동당의 훌륭한 참모이자 당원들의 진정한 머슴이었습니다

 

김병세 동지가 가진 한가지 소원은 모든 가족들이 모여 앉아 따스한 밥 한 끼 나누는 것이었습니다

모두들 반듯한 찾아갈 때 자신도  갈 때 자신도 찾아가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어머니께 효도하고 싶었습니다. 서른 해가 다 넘어갈 때쯤!

 

기계가 고장 나면 자본가는 그것을 고쳐 쓰고

사람이 고장 나면 자본가는 그것을 쫓아낸다는 진실을 알게 되면서

 이 땅의 수많은 노동 열사의 한 맺힌 삶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설움을 알게 되면서

그 힘들다는 운수 노동자의 삶을 김병세 동지는 선택했습니다

모두가 힘들다는 운수 노동자!

 
자신의 몸을 5톤 트럭에 내맡긴 채 언제나 발생할 수 있는 사고위험을 감내한체
아침 일찍부터 저녁 늦게까지 졸음과 싸우며 감내한 채 허리를 붙잡고 그는 달렸습니다
그가 경험해 보지 못했던 노동 현장에서 화물연대 동지들을 만나고
그들로부터 노동의 가치를 배울 수 있게 돼서 기뻐하던 그를 나는 잊을 수가 없습니다
자신은 엔엘이니 피디니 그것 따위는 필요 없고 함께 노동 현장을 뒹굴며 화물연대의 머슴이 되겠다던
그 포부를 밝히던 그를 잊지 못합니다
그 소박한 마음을 지켜주지 못해 또 눈물이 납니다
 
해보니 쉽지 않다며 자기도 차 한 대 사서 본격적으로 운수 노동자를 해보겠다던
그 마음을 헤아리지 못해 미안합니다
돈도 벌어서 우리 지은이 고생 덜어주겠다는 조그만 욕심 이해해 주지 못해 미안합니다
 눈에 넣어도 안 아플 도경이 도현이와 놀아주지 못한 미안한 마음에
서른여덟 살아오는 동안 처음으로 쉬고 싶다는 병세의 마음을 들어주지 못해 미안합니다
 
 
그 몸을 짓눌렀던 무거운 쇳덩이보다 더한 시대의 짐이 병세의 가슴을 짓눌렀던 것만 같아 미안합니다
우리가 편히 쉬는 동안에도 그 짐을 대신 지게 했던 것 같아 그침을 덜어주지 못한 죄스러움에 다시 눈물이 납니다
김병세 동지! 정말 미안합니다
이제야 당신의 죽음 앞에서 정신을 차립니다
이제야 당신의 죽음 앞에서 우리 모두 깨닫습니다
당신이 예수와 여래로 살아오는 동안 우리가 무심했음을….
 
시장귀퉁이 야채 장사로 길러주신 어머니!
항시 무거운 짐을 들어주고 내려주던 막내아들 비록 없지만
그 마음이 수십 수백의 아들들로 부활하여 어머니를 지켜주고 모실 것입니다
당신이 소원이라던 따스한 가족 밥상!
이제 제2의 제3의 병세가 지금 일어서 그 밥상을 차려 드릴 것입니다
 
그대가 그토록 놀아주고 팠던 도경이 도현이! 그리고 평생 동지! 성지은 동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두 아들놈! 사랑스런 아내!
훗날 두 아들놈! 아버지를 알게 되었을 때
우리 아버지가 이런 사람이었노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도록
우리의 씩씩한 아들로 길러낼 것입니다
그들의 엄마 아빠가 되어줄 동지들이 지금 일어서고 있습니다
 
시대를 거슬러 온몸을 내던져 머슴으로 살아온 김 병세동지여!
지금 비록 당신은 누워있지만, 다시 흙으로 돌아가지만
그대의 마지막 시선 끝! 그 파란 하늘에서 다시 촛불로 타올라 당신은 부활할 것입니다
수백수천의 학생이 농민이 노동자로 일어설 것입니다
그들이 당신의 못다 한 삶을 대신하고
내일의 희망 새역사를 열어갈 시대의 머슴으로 살아갈 것입니다
그리하여 해방된 광장에서 우리 다시 만나게 될 것입니다
 
김병세 동지여! 부디 시대의 짐 내려놓으시고 편히 가시라
먼저 가신 형택이도 만나고 은희도 만나고 근남이도 만나시라라!
언젠가 우리 모두 반드시 만나리니......
 
목 놓아 불러보는 그 이름!
김병세 동지를 불러 봅니다 사랑 합니다. 김병세 동지여!
보고 싶습니다. 김병세 동지여!
꼭 다시 만날 것 입니다. 김병세 동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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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2년 제주 함덕에서 출생
1991년 제주대학교 해양학과 입학, 해양대학 노래패및 사회부 활동
1994년 부총학생회장 입후보 중 국가보안법으로 투옥
1995년 출소
1998년 청년단체 통일청년 억새왓 발기인
1999 전농제주도연맹 활동
2001년 농촌에 투신 농민운동시작
2007-8년 민주노동당 서귀포시 위원회 사무국장
2008년 운수노동자 화물연대 제주지부 조합원
2009년 5월13일 부두에서 화물 하역작업도중 사고로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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